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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애 단편집 2

“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덜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홍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뒤이어 방문이 열리며 내다보는 홍철의아내는, “오십니까. 그런데 오늘도 무슨 기별이 없습니다그려.” 바위가 묻기 전에 앞질러 이런 걱정을 하며 어린애를 안고 나온다. “아무래도 무사치 않을 모양이에요. 그러기에 소식이 없지요 그만 내가 가볼까 하여요.” 바위는 언제나 홍철의 아내와 마주서면..
“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덜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홍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뒤이어 방문이 열리며 내다보는 홍철의아내는,
“오십니까. 그런데 오늘도 무슨 기별이 없습니다그려.”
바위가 묻기 전에 앞질러 이런 걱정을 하며 어린애를 안고 나온다.
“아무래도 무사치 않을 모양이에요. 그러기에 소식이 없지요 그만 내가 가볼까 하여요.”
바위는 언제나 홍철의 아내와 마주서면 얼굴을 조금 외면하고 딴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두 손을 부자연하게 합수하고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이 그의 늘 하는 버릇이다.
“여기서 읍이 백 리라지요.”
“네.”
바위는 머리를 숙이며 겨우 대답하고 또 가만히 있다. 홍철의아내는 바위의 이 모양이 호의로 해석이 되면서도 이런 때는 끝없이 안타까웠다.
“들어가십시다요”
이름: 강경애
출생지: 황해도 송화
출생연도: 1907
사망연도: 1943
직업: 소설가

주요이력:
1907년4월30일 황해도 송화 출생
1921년 평양숭의여학교 입학
1922년 동맹 휴학 관계로 퇴학
1931년 <조선일보>에 단편 <파금>을 발표 문단에 데뷔
1931년 장하일과 결혼하여 간도로 이주
1935년 <북향>동인으로 활동
1939년 조선일보 간도 지국장
1943년 황해도 장연에서 사망

주요작품:
가을,간도,간도를 등지면서,간도야 잘 있거라,간도의 봄,검둥이1,고향의 창공,기억에남은몽금포 ,꽃송이같은 첫 눈,나의 유년시절,내가 좋아하는 솔,단상,동정,두만강 예찬,마약,모자,번뇌,봄을 맞는 우리집 창문,부자,불타산 C군에게,산남,산딸기,소금,송년사,숲속의 농부,약수,양주동군의 신춘평론 - 반박을 위한 반박,어둠,어머니와딸 ,어촌점묘,여름 밤 노촌의 풍경점점,오늘 문득,오빠의 편지 회답,원고 첫 낭독,원고료 이백원,월사금,유무,이 땅의 봄,이역의 달밤,인간문제,자서소전,장혁주 선생에게,젊은 어머니,조선 여성들의 밟을 길,지하촌,참된 어머니가 되여주소서,채전,책 한권,축권,커다란 문제 하나,파금,표모의 마음,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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