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향 | 아리아 | 2,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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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안협집은 보자기를 가지고 삼돌이를 따라서 뽕밭을 향하여 간다.
날이 유달리 깜깜하여 앞에 개천까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돌부리가 발부리를 건드리면 안협집은 에구 소리를 내며 천방지축으로 다리도 건너고 논이랑도 지나고 하여 절반쯤 왔다.
삼돌이란 놈은 속으로 궁리를 하였다.
뽕을 따기 전에 논이랑으로 「 끌고 가? 아니지, 그러다가는 뽕두 못 따 가지고 오면 어떻게 하게! 저도 열녀가 아닌 다음에 당하고 나면 할 말 없지. 아주 그런 버릇이 없는 년 같으면 모르거니와. 옳지, 수가 있어. 뽕을 잔뜩 따서 이어 주면 제가 항우의 딸년이라도 한 번은 중간에서 쉬릿다. 그러거든…」
이렇게 궁리를 하다가 너무 말이 없으니까 심심파적도 될 겸, 또는 실없는 농담도 해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