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5

강경애 단편집 6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315 6 0 3 2016-10-16
5세에 아버지를 여읜 나는 일곱 살에 고향인 송화를 등지고 장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어머니는 생계가 곤란하시므로 더구나 장차 의지할 아들도 없고 다만 딸자식인 나를 믿고 언제까지나 살아가실 수 없는 고로 개가를 하셨던 것입니다. 그때에 의붓아버지에게는 남매가 있었으니 남아는 16,7세 가량이었으며 계집애는 내 한 살 위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온 지 이틀도 지나기 전에 벌써 우리들은 싸움을 시작하였습니다. 날이 갈수록 어머니의 속상하실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의붓아버지까지라도 적지 않게 실망을 하여 나중에는 몇 번이나헤어지려고까지 한 기억이 아직껏 남아 있습니다. 우리들이 싸움을 하고 울 때마다 어머니는 너무 속상해서 우시면서, “경애야 너 싸..

강경애 단편집 7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385 3 0 3 2016-10-16
앞문이 열리자 영철 선생이 들어선다. “어디 아픈가!” 옥은 그제야 머리에 동인 수건을 슬그머니 벗어서 뒤로 감추며, “아뇨, 언제 오셨나요?” “지금 오는 길일세. 어디 아픈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며 묻는다. “아니야요.” “그새 동경서 편지 왔겠지?” “네, 어제 왔습니다.” “음, 잘 있다던가?” “네.” “다른 말 없어?” 옥은 머리를 숙였다. 갑자기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왜? 무엇랬던가?” “저…… 아니요.” 그의 입은 굳디 다물어졌다. 그리고 그의 흰 목덜미에 새파란힘줄이 불끈 일어나는 것이었다. 선생은 그의 입술을 바라보며무거운 침묵 속에서 그의 속을 어림하여 보았을 때 가엾음보다도 감복됨이 앞서는 것이었다.

강경애 단편집 8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255 3 0 3 2016-10-16
남편이 동경으로 간 후부터는 행동이 수상쩍은 일이 한둘이 아니었으나 이러한 편지를 하기 전까지는 차마 그에게 대하여 의심 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역시 편지가 온 후에라도 제가 셈이없어 그러거니, 철만 들면 어머니를 생각하기로서니 설마 그렇게 까지 하랴, 이러한 위로로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하나 며칠에 한 번씩 온다는 편지는 돈 보내라는 것 외에는 어서 이혼하고 당신도 다른 남편 얻어가라는 충고 비슷한 형식을 취하여 협박을 하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좋게만 해석하던 옥이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강경애 단편집 9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325 3 0 3 2016-10-16
“연희는 아시겠지요? 같은 고향이라지요?” “네. 말은 못해 봤어도 낯만은 여러 번 보았지요.” “숙희도 늘 놀러가던데요, 방학 때면.” “글쎄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요리조리 묻는 것이 귀찮았다. 구둣소리가 나자 방문이 열렸다. 영실은 얼른 일어났다. 그리하여 안방으로 들어갔다. 봉준이는 마루 구석에 피하여 섰다가 방으로 들어섰다. 옥이는잠잠히 일어섰다. “평안히 주무셨소?” 이렇게 묻고 나서 신문지 속에 들어 있는 노랑 구두를 꺼냈다. “신어 보시오.” 그는 가슴이 두근두근하였다. 그리고 발 내놓을 것이 무엇보다도 난처하였다. 그는 포켓에서 살색 양말을 꺼냈다. “이것 신고 신어 보시오.” 그의 얼굴은 빨개졌다.

강경애 단편집 4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346 6 0 3 2016-10-13
“어디 가셔요!” 하는 소리에 나는 놀라 돌아본 어떤 트레머리 여학생이었다. 한참이나 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서울까지 갑니다. 어디 가시나요.” 혹시 경성까지 동행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렇게방문하였다. “네, 저는 회령까지 갑니다.” 생긋 웃어 보이는 입술 속으로 하얀 이가 내밀었다. “그러세요. 그럼 우리 동행합시다.” 마침 나와 맞은 켠에 낮은 어린 학생이 졸다가 옆에 앉은 일인(日人)에게로 쓰러졌다. “아라(어머나)!” 내 옆에 앉았던 여학생은 날래게 일어나 어린 학생을 붙들어앉히며 유창한 일어로 지껄인다. 일인은 어린 학생을 피하여 앉다가 이켠 여학생에 끌려 어린 학생을 어루만지며 서로 말을 건네었다.

강경애 단편집 1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369 4 0 4 2016-10-12
“아침마다 냉수 한 컵씩을 자시고 산보를 하십시오.”하는 의사의 말을 들은 나는 다음날부터 해란강변에 나가게 되었으며 그곳에 있는 우물에서 냉수 한 컵씩 먹는 것이 일과로 되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타월, 비누갑, 컵 등만 가지고 나갔으나 부인네들이 물 길러 오는 것이 하도 부럽게 생각되어서 어느덧 나도 조그만 물동이를 사서 이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번번이 우물가에는 부인으로 꼭 채여서 미처 자리 얻기가 대단히 힘듭니다. 아마도 이 우물의 물맛이 용정에서는 제일 가는 탓으로 부인들이 이렇게모여드는 모양입니다. 내가 물동이를 이고, 가지가 조롱조롱 맺힌 가지밭을 지날 때마다 혹은 그 앞에 이슬이 뚝뚝 듣는 수수밭 옆을 지날 때마다 꼭만나는 여인이 있으니, 언제나 우리 사이..

강경애 단편집 2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282 4 0 4 2016-10-12
“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덜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홍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뒤이어 방문이 열리며 내다보는 홍철의아내는, “오십니까. 그런데 오늘도 무슨 기별이 없습니다그려.” 바위가 묻기 전에 앞질러 이런 걱정을 하며 어린애를 안고 나온다. “아무래도 무사치 않을 모양이에요. 그러기에 소식이 없지요 그만 내가 가볼까 하여요.” ..

강경애 단편집 3

강경애 | 아리아 | 4,000원 구매
0 0 228 5 0 4 2016-10-12
나는 그러한 일이 이 현실에 실재해 있는지? 없는지? 그가 묻던말에 아직까지도 그 대답을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 그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언제나 저녁밥을 늦게 짓는 나는 그날도 늦게 지어 먹고 막 설겆이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앉았을 때 밖에서, “아저머이 계시유.” 하는 굵은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나는 냉큼 일어나 문을 열고 내다보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밖이 어둡고 더구나 그 음성이 평시에 듣지 못하던 음성이므로 누구인지 얼핏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누구를 찾으시오?” 나는 한참이나 머뭇머뭇하다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는 앞으로 다가서며, “아저머이 나유. 복순 아비유.” 그 순간 나는 반쯤 열어 잡았던 문을 활짝 열고 ..

운수 좋은 날

현진건 | 아리아 | 1,900원 구매
0 0 687 3 0 16 2016-04-14
"에이, 오라질년, 조랑복은 할 수가 없어, 못 먹어 병, 먹어서병, 어쩌란 말이야!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하고 앓는 이의 뺨을 한 번 후려갈겼다. 홉뜬 눈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이슬이 맺히었다. 김첨지의 눈시울도 뜨끈뜨끈하였다. 환자가 그러고도 먹는 데는 물리지 않았다.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마시고 싶다고 남편을 졸랐다. "이런 오라질 년! 조밥도 못 먹는 년이 설렁탕은. 또 처먹고 지랄병을 하게." 라고 야단을 쳐보았건만, 못 사주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이중섭 화보집

이중섭 | 아리아 | 3,800원 구매
0 0 1,104 37 0 92 2016-04-10
[목차] 판권 페이지 꽃 피는 산 나뭇잎을 따려는 여자 나뭇잎을 따주는 남자 두 마리의 동물 두 마리의 사슴 닭과 게 달과 새 달과 까마귀 호박 물고기와 노는 세 아이 도원 물고기와 노는 두 어린이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물놀이 하는 아이들 말과 소를 부리는 사람들 투계 애들과 물고기와 개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 날아오르는 여자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개구리와 어린이 게와 담뱃대 꽃과 어린이 꽃과 어린이와 게 달밤 동원 유원지 물고기를 안고 게를 탄 어린이 돌아오지 않는 강 왜관성당 부근 구상네 가족 길 떠나는 가족 닭과 가족 문현동 풍경 부부 ..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